News

도시인에게 자연의 ‘로망’을 파는 아이스박스 브랜드, YETI 예티

브랜딩에  있어서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업은 매우 중요한데요.

패션이나 뷰티 브랜드가 감성적인 영역을 중시한다면, 일상용품이나 첨단 서비스, 전자기기 같은 경우 제품의 편익을  설명하는데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의 기능적 편익을 부각하는 것은 예를 들어, ‘ 더 저렴하다, 더 편리하다, 더 안락하다, 몸에 더 잘맞는다. 고객서비스가 낫다.구매경험이 더 간단한다.  더 건강하다, 더 체계적인 생활을 도와준다 ‘등 기존의 무언가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강조하는 전략입니다.   

브랜딩에 있어서 제품의 기능적인 편익만 강조하다보면,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기는 고사하고 관심을 끄는 것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너무 뻔하고 이런 메세지가 친숙해서 새롭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기능적 편익을 강조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감성 영역을 브랜드가 터치해 줄 수 있어야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불러 일으키고 성공적인 브랜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150만원짜리 아이스박스의 출현

오늘 소개해드릴 브랜드는 아이스박스계의 ‘다이슨’  이라고 할 수 있는 화제의 브랜드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가장 핫한 수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하고 튼튼한 아이스박스 ‘예티’입니다.

YETI 대표

예티는 아이스박스의 가격이 자그만치 150만원까지 나가는데요,  그럼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월마트나 코스트코에서 파는 아이스박스는 3~4만원대인데요. 예티는  10배 이상 가격으로 30~150만원 대 고가입니다.

예티가 등장하기 전까지 아이스박스는 일반 소비재 시장의 ‘생활용품’ 카테고리 영역으로 무색무취의 영역이였습니다.  아이스박스는 하나같이 투박하고 촌스럽고, 값싸고 실용적이면 그만인 시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이스박스가 필요하면 대형마트에 가서 ‘대충 아무거나’ 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예티는 아이스박스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브랜드’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획기적인 기술력 보다는 기존의 아이스박스에서 딱 3% 정도만을 개선해서 생활용품 아이스박스를   ‘사치품’으로 꼭 갖고 싶은 소장품의 영역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쓸고퀄로  소수의 매니아 공략 

예티는 2006년 미국 남부의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성장한 시더스 형제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아이스박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고객 불만족이  제품 개발로 이어지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형제가 어려서부터 낚시와 사냥에 푹 빠져 살았는데,  평소 사용하던 아이스박스가 사냥한 고기를 담아두면 상하기 일쑤이고, 맥주는 금방 미지근해졌 습니다.  심지어 견고성도 떨어져서 아이스박스를 매년 새로 구입해야 했습니다.  시더스 형제는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기회를 포착해서 자신들처럼 아이스박스에서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성능이 뛰어난 아이스박스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시더스 형제는 성능이 뛰어난 아이스박스 제조를 위해서  우수한 폴리우레탄 소재를 구해 카약을 제조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회전 성형을 했습니다.   박스에서 열기가 새나가지 않게 빽빽한 고무로 감싸 10일 동안 보냉력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첫 출시 때부터  아이스박스에 350달러  가격을 책정했는데요. 이는 경쟁사 제품보다 10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또한 마케팅 전략에서도 브랜드 타깃을 확실하게 공략했습니다. 이 쓸고퀄(쓸데없는 고퀄러티) 아이스박스를 판매하기 위해서 소수의 마니아를 공략,  프로 사냥꾼, 프로 어부 같은  아웃도어 마니아에게 아이스박스를 공짜로 나눠줬습니다.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예티 아이스박스의 진가를 알아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예상은 크게 적중했습니다.  유명 사냥꾼 ‘짐 쇼키’, 낚시계의 전설 ‘플립 팔럿’ 등이  예티 아이스박스의 가치를 알아보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기 시작합니다.

YETI bear

이미지 출처: 예티 홈페이지

BEEN THERE . SURVIVED THAT’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끄덕없은 불사조 아이스박스 ‘예티’의  브랜드 스토리,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 정말? 설득력이 있고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예티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으면 1주일이 지나도 녹지 않는대“
“불에 타도, 절벽에서 떨어뜨려도 아이스박스가 망가지지 않는데“
“곰이 가지고 놀아도 부서지지 않는데"

(이미지를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불탄 배에서 구출한 예티 아이스박스입니다. 안에 얼음이 아직도 녹지 않고 그대로 있어요 ^^

이렇게  ‘예티’의 브랜드 팬이 하나 둘 생겨나고, 예티는 아이스박스계의 명품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런칭을 하려면, 제품의 기능적인 편익을 강조하는 것과 소비자의 감성을 터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균형을 잡아야하는데요.  제품의 기능적인 장점을 부각하고자 할때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화제거리를  만드는 것도 훌륭한 전략입니다.

294940382_10160086706170944_3937308029977182284_n

 

아이스박스를 명품처럼 팔다

예티는 2013년 까지는 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브랜드였습니다.  그 당시 미국 아웃도어 인구 중 예티를 아는 사람은 4.4%에 불과했는데요.   고객군 확대를 위해서 ‘예티’는 제품 라인을 추가했습니다.  고객 접점을 넓히면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인데요.  가방, 모자, 티셔츠 같은 류에서부터 반려견 밥그릇 까지 출시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이중에서 텀블러 크게 히트하게 됩니다.

yeti products

img

또한 예티는 타깃층 확대하고자  ‘스케이트 보더’,  ‘산악 자전거 라이더’를 대상으로 아이스박스를 판매하는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패션 브랜드에서 시도함직한  <한정판  발매>를 시도했습니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이 다른 브랜드와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면,  예티는 특정한 컬러를 주제로한 한정판 제품 ‘ ‘예티 리미티드 에디션’ 정기 발매를 시도했습니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컬러 발굴하는 것인데요.  북태평양에서 킹크랩을 잡는 어부들에게 영감을  받은 ‘킹크랩 오렌지'에디션 , 미국의 와인 메이커들에게 영감을 받은  ‘레드 에디션’, 스코틀랜드의 모험가들에게 영감을 받은 ‘올리브'에디션 등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새로운 컬러 에디션을 출시할 때마다  영감을 준 사람들의 스토리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KING CRAB ORANGE

 

 이때부터 에띠 제품을 수집하는 ‘매니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예티 컬렉션을  사진찍어서 올리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티를 사고 파는 중고 시장까지 등장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티는 명품 브랜드로 대접받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예티의 매출은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국 내 ‘예티’의 아이스박스 시장 점유율은 20%에 달하며,  2018년도에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예티의 주가는 3년새 6배가 올랐습니다.

제품이 아니라 로망을 팔아라 

예티가 파는 것은 결국 ‘아이스박스’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도시에  살지만 아웃도어 라이프를 꿈꾸는 도시인의  ‘로망’을 자극하며,  자연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팔고 있습니다.

 286161140_10160005208565944_2169047637917257380_n

브랜드 런칭 초창기에는 ‘예티’도 아이스박스가 얼마나 튼튼한지, 얼음이 얼마나 오랫동안 녹지 않는지 제품의 편익에 대해서 홍보했습니다. 이제는 제품 자체 ‘이야기’ 보다는 예티의 브랜드 로망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스토리’를 발굴해서 들려줍니다.

※동영상 설명 : 미국 사막에 거주하는 인디언 카우보이 이야기이다.  YETI  Presents는 미국판 <자연애산다> 이다.

야생에서 아웃도어 라이프를 영위하는 예티 앰배서더 130명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은 <예티 프레즌트 Yeti Presents>입니다.  미국 사막에 거주하는 인디언 카우보이 이야기, 파도가 좋은 전 세계 섬을 찾아다니는 서퍼형제들의 이야기,  오클라호마에서 괴물 메기를 잡는 사나이들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예티프레즌트>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회마다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도시인들의 로망을 자극한 것이 성공의 포인트이며, 영상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합니다.

도시에 살지만 아웃도어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
예티의 진가를 알아볼 만큼 세련된 취향을 지닌 사람
예티를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갖춘 사람 

 내가 구매한 브랜드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를 확인받으면서 대리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제품 이상의 것을 넘어서 심리적인 만족과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아이스박스’가 아니라 ‘세련된 로망’을 파는 브랜드, 예티의 성공스토리입니다.

※참고문헌

홈페이지 : https://www.yeti.com/

Why Yeti’s New Cooler Is Worth the Money (Outside Jul 22, 2022)

「MIX 믹스 」, 안성은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