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에 올인한 ‘올버즈’, 슈즈 브랜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전직 축구 선수가 신발을 왜 만들었을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나요?
네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즐겨 신었다는 ‘올버즈’입니다. 올버즈는 2016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출신 팀 브라운((Tim Brown)과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조이 즈윌링커(Joey Zwillinger)가 설립한 기업입니다. 심플한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있는 신발 소재, 그리고 정말 편안한 착용감으로 단번에 실리콘 밸리를 사로잡은 브랜드입니다.
이 신발 회사의 창업자들의 면면이 범상치 않습니다. 먼저, 팀 브라운은 10년 동안 뉴질랜드 국가 대표로 띈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데요. 전직 축구 선수가 왜 신발을 개발했을까요? 그가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많은 브랜드의 신발 협찬을 받았는데요. 그 신발들이 모두 환경파괴가 심한 원료로 값싸게 만들어졌고, 겉만 번지르한 온통 로고로 뒤덮인 모습을 보고, 신발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팀은 뉴질랜드 출신으로 ‘메리노 울’이 얼마나 좋은지 직접 보며 자랐습니다. ‘메리노 울’은 메리노라는 품종의 양털로 부드럽고 통기성도 좋고 체온조절도 잘 될뿐 아니라 매년 새로 자라는 프리미엄 소재입니다. 그는 지금까지 신발에 ‘메리노 울’을 왜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직접 연구 개발을 통해 ‘울’을 주원료로 하는 신발을 만드는데 성공, 강도와 내구성이 좋으면서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 개발해 특허를 냈습니다.
조이 즈윌링커는 생명공학 기업 ‘솔라자임’Solazyme이라는 회사의 화학 부서 책임자로, 솔라자임은 미세조류를 배양해 설탕을 물질대사시켜 재생 가능한 제품으로 만드는 곳입니다. 2015년 둘은 한 팀이 되어서 쓰리오세븐 Three Over Seven 이라는 이름으로 올버즈 창업하게 됩니다.
제품 런칭의 시작은 2014년 3월 울 소재 러닝화의 잠재수요를 확인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후원 캠페인 진행했습니다. 목표금액이 3만 달러였는데요, 불과 4일 만에 12만 달러를 달성한 쾌거를 올립니다. 창업초기에 올버즈는 브랜드에 전력 투구했는데요. 신발분야에는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 올버즈,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신발 산업 전체를 바꾸다
올버즈는 브랜드 설립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로 여겼습니다. 이런 사명감은 브랜드의 존재 이유의 핵심이자 브랜드 스토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자칫 ‘친환경 운동화‘라는 브랜드를 내세운다고 판매 목표량을 달성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신발을 살만한 사람은 이제는 소수이기 때문입니다.
올버즈는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서기 위해서 그들의 실생할에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하였습니다.
‘선한 일’을 하는 브랜드에 끌리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였습니다. 오늘날 수 많은 브랜드가 착한 소재를 쓰거나 ‘탐스슈즈’ 처럼 ‘한 켤레 사면 한 켤레 기부’ 같은 사업 모델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내세운다면 단순한 눈속임으로 어필하기 어렵습니다.
올버즈가 생산하는 신발 한 켤레의 탄소발자국(제품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다른 운동화 한 켤레보다 평균 30% 적습니다. 신발업계에서 57%가 합성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올버즈는 재생가능한 천연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뉴질랜드 산 최고급 메리노 울,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추출한 섬유 그리고 사탕 수수를 가공해 만든 스위트폼(Sweet FoamTM) 입니다.
※이미지 출처: 올버즈 홈페이지
합성소재 사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합성 소재는 ‘플라스틱’, 즉 석유로 만들어기 때문입니다. 석유는 화석연료로 기후 변화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올버즈는 2025년 까지 목표를 (1) 지속 가능한 천연 소재와 재활용 소재를 75 % 사용, (2) 소재의 탄소 발자국을 25 % 절감, (3) 신발, 의류 제품 소재의 사용량을 25 % 절감, (4) 제품의 수명을 두 배로 늘리기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올버즈 홈페이지
‘메리노 울’은 올버즈가 사랑하는 천연 재료 중 하나입니다. 부드러운 촉감을 가진 메리노 울은 양털이죠. 올버즈는 양이 기후 변화 해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양이 풀을 뜯어 먹어 토양의 탄소 저장이 가능합니다. 양은 풀을 뜯어 먹고 식물의 성장을 도와줌으로써 대기 중 탄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냈습니다. 어떻게 하면 양 목장에 재생 모델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 하였습니다. 올버즈는 환경 부하가 낮은 울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농장과 함께 노력 중입니다. 더불어,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기 위하여 혁신적인 재생 농업 모델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뉴질랜드 메리노 울 목장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재생 농업의 영향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와 지식을 얻기 위해 투자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버즈에서는 ‘재생 농업’까지 이야기합니다. 양 목장의 토양의 탄소를 저장하기 위한 재생 농업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성’은 감성이라기보다는 ‘기능적 편익’에 해당합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하든지 고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려는 데서 출발해야 해야겠습니다.
올버즈에서 사용하는 신발끈은 재활용 플라스틱병으로 만들어집니다.
2. One shoe for all you do ! 미니멀니즘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디자인
올버즈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디자인은 걸어다니는 작은 광고판처럼 브랜딩이 과하고 로고로 뒤덮인 다른 운동화에 대한 해결책이 되었습니다. 단순한 디자인 덕분에 신발을 운동할 때, 출근할 때, 퇴근 후 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된 것입니다.
올버즈의 목표는 여행을 갈 때 단 한 켤레만 가져가도 되는 신발을 만드는 것입니다. 올버즈는 정말 , 정말 편안한다는 제품의 속성으로 소비자에게 파고 들었습니다. 너무 편안해서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신발을 신기 어려워집니다.
One shoe for all you do ! 뭘 하든 신발은 딱 한 켤레
올버즈의 장점은 지속 가능성과 절제된 디자인, 그리고 편안함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속성은 모두 ‘탐험’과 관련됩니다.
신발을 쓱 ~ 신고 가볍게 비행기에 올라 어디든 가면 되는 것이지요. ‘탐험’이라 개념은 올버즈의 환경에 대한 사명과도 긴밀히 연결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사 가장 지속가능성이 큰 소재를 발굴해 활용법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 우리가 소유하는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바꾸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탐험’은 올버즈의 사업과 제품, 브랜드를 모두 아우르는 아이디어가 되어 결국 ‘호기심’이라는 감성의 영역을 차지하게 됩니다.
올버즈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엠마 왓슨, 제시카 알바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즐겨신는 슈즈 브랜드로 자리잡았는데요. 브랜드 런칭 4년 만에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하고 21개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올버즈의 팬이자 투자자입니다.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여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유명 배우이자 열성적인 환경운동가인 디카프리오는 기후변화에 대한 올버즈의 접근 방법과 진지한 자세에 공감하여 촬영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3. 올버즈의 독창적인 브랜드 네이밍과 브랜딩 전략
올버즈라는 브랜드는 시각과 언어의 세계 모두 ‘호기심’을 길잡이 삼아 만들었습니다.로고는 신발 끈에서 착안한 느슨한 손 글씨 모양으로 업계에서는 굉장히 드문 형태입니다. 브랜드 심벌은 ‘새’를 추상화한 모양으로 이름의 끝 글자 S를 활용했습니다.
올버즈의 뜻은 브랜드 로고를 직접 보기전에는 잘 다가오지 않았는데요. 브랜드 네임이 탄생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발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뉴질랜드 출신의 브랜드라는 것을 브랜드 이름에 연결시키고자 시도했는데요. “뉴질랜드 새 중에 키위말고 또 뭐가 있나요?”, “글쎄요, 하긴 뉴질랜에 인간이 발을 들이기 전에는 온통 새뿐 allbirds 이었죠” 라는 발상 과정에서 브랜드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올버즈는 갑자기 모두 저 머나먼 섬나라에 새만 가득한 모습을 떠올리며 오감을 자극하는 아름다움에 매료시키는 장면을 연상시킬 수 있습니다. “온통 새뿐” 기묘하지만 딱 좋을 만큼이었겠지만, 은근하게 환경 이야기도 블내드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사람이 상륙했을떄 다른 동물을 데려왔고, 그 결과 전체 생태계가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인간이 서식하기 시작할 때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빼어난 브랜드 이름은 기능적 편익에만 기대지 않고 어떤 감정을 담는 것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브랜드가 기업이 하는 일을 정확히 설명하는 이름을 지으려고 합니다. 실제로 스타트업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할 때 마케팅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 ‘직관적인’ 브랜드 네이밍을 많이 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소비자들이 맥락없이 브랜드 이름을 단독으로 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브랜드 네이밍은 좀 더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사업이 확장되거나 제품 라인이 추가되었을때 ‘브랜드 이름’이 더 이상 판매하는 상품을 나타내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이름은 그저 기업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실용적인 기능을 넘어서
어떤 느낌을 유발하고 호기심을 돋울 기회이다.
브랜드 이름을 기능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추상적인 이름으로 접근할 것인가의 대표적인 예로 마이크로소프트 VS 애플을 들 수 있겠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종이’나 ‘캔버스’가 되어서,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면 좋겠습니다. ‘올버즈’처럼 상징적인 뜻이 담길 수 있고, 차량공유서비스 ‘리프트’ 처럼 업의 본질이 명시될 수도 있습니다. 실무적인 관점에서는 상징적인 브랜드 이름을 만드는 것이 좀더 난이도가 있고 고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비용이 더 발생하는 것은 맞습니다.
▲ 올버즈의 대변양 spokes-sheeps 피터/ 움직이는 양 캐릭터입니다
한편, 엉뚱 발랄한 일러스트는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뉴질랜드 일러스트레이터 토비 모리스는 양 캐릭터를 창조해서 ‘올버즈’ 브랜드 이미지를 참신하고 재치있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통해서 뜻밖의 재미를 선사하고 온라인 쇼핑객과 웹사이트 방문자에세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줍니다.
관찰하며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죠.
나무처럼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최상의 소재를 찾아냅니다.
“알고 보니,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은 울 소재로 만들었더군요”
초창기 웹사이트 첫 화면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한 마디가 내걸려 결국 초기 브랜드 성격을 결정짓게 되었습니다. 올버즈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는 개념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언론이 이 별명을 냉큼 받아쓰자 이말은 점차 브랜드를 설명하는 대표 문구가 되었습니다.
올버즈는 배송 상자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신발 상자를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상자용 골판지를 무려 40퍼센트 줄이는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상자는 책처럼 양쪽으로 펼쳐지기도 하여 브랜드 스토리를 담을 수 있습니다.
올버즈는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첫 출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소재의 제품을 꾸준히 내놓았고, 어디를 가나 올버즈 신발을 신은 사람을 한명씩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올버즈의 제품과 브랜드에는 어떤 보편성이 있습니다. 신발이 놀랍도록 편안하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데다 브랜드가 소비자의 마음 속 감성 영역을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무개성과는 다른 것이지요. 브랜드의 개성은 ‘환경’이라는 누구나 동조할 수 있는 사명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런 사명이 효과가 있는것은 그 뒤에 ‘진정한 혁신’과 제 할일을 충실히 해내느 제품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버즈의 브랜드 스토리는 겉면만 싸는 포장이 아니다.
사업의 방향성, 제품의 편익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구 온난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으로 지구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제 ‘지속가능성’을 제품이나 패키징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 없거나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싶은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 브랜드는 무척 회의적인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세상이 점점 달라져 앞으론 지구환경과 인류를 위해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려는 목표가 없는 브랜드라면,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올버즈’에서 배포한 브랜드 영상을 올립니다.
깃털처럼 가벼운 신발의 느낌이 전해지지 않나요?
※ 참고문헌
[테넌트뉴스]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 추구, ‘올버즈(Allbirds)’ 한국 런칭(2020-8-11)
[한국경제]’실리콘밸리가 사랑한 스니커즈’ 올버즈, IPO 추진한다(2021.09.01)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에밀리 헤이워드